잘 못 알면 잘 못 쓰인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은 손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은 거의 일반 상식 수준으로 널리 알려진 경제원칙이다.

농담 삼아 보이지 않는 손검은 장갑 낀 손이라던 친구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에서야 대체 설명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구축(驅逐)을 구축(構築)”으로 이해한 경우는 어떨까?

뜻이 정 반대의 결과가 되니까. 모르긴 해도 시험에 나올 때 마다 오답을 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독립선언문에 나오는 일제의 억압 사례 학자는 강단에서, 정치가는 실제에서 아 조종세업을 식민지시 하고…” 를 학자나 정치가가 각자 자기의 분야에서 역할을 다할 때 그 일을 통해 조선 독립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이해 했다면 해도 너무 한 일이 아닌가?

 

제대로 가르쳤으니 제대로 알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또 아니까 그대로 행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더 더욱 천만의 말씀이다.

 

현대중공업의 초창기 시절 창업자는 이 공장을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높은 분이 뜨게 되면 주변 정리 정돈이 최우선이다. 현장 곳곳에는 후행 공정에서 채 찾아 쓰지 못한 가공품들이 많이 방치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창업자가 이것을 보면 불호령이 떨어질 것은 뻔한 일. 현장의 전 장비를 동원하고 인력을 동원해서 이 자재들을 치웠다. 세상에서 가장 큰 쓰레기통이 바다라고 했던가? 아까운 재공 자재들은 고스란히 바다로 들어갔다. 후일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의 무용담. “현대정신은 불가능이 없어. 불과 1시간 만에 공장 바닥에 널렸던 재공 자재를 깨끗이 치워버렸지.”

 

당시 그 일을 지시했던 분이 혹 연말 포상을 받고, 임원으로 승진도 하고, 오늘 날 기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기업정신 또는 경영철학이라는 것은 창업자의 정신세계 또는 기업관에서 유래한다. 그 창업자와 시대를 공유한 초기 구성원들간에는 상당한 유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기업관이나 창업자의 정신세계에 대한 공유의 정도가 높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업규모가 확대되고, 사업분야가 다양해지고 직무의 기능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이러한 정신적인 유대나 공감은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창업자와 한 상에 앉아서, 창업자의 부인이 손수 지어 낸 밥을 먹던 시절의 교감이 재현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더 위험한 것은 잘 못 이해되고 행해졌던 군 시절 무용담 같은 이야기들이 현대정신인양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돌연변이의 형질도 유전이 된다고 한다. 잘 못 알면 잘 못 쓰인다. 현대정신의 재 해석이 필요한 이유이다. 

 

2008.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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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 최적의 효과

 

신입사원 시절 같이 입사한 동기가 채 1년도 못되어 퇴사했다. 회사가 적성에 안 맞는 다는 것이 이유. 사실 퇴사 전에 다른 부서와 심각한 다툼이 있었고, 그 일로 회사의 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퇴사 전 그 친구는 선박 도장을 관장하는 방식설계라는 곳에 근무를 했었다. 어느 날 최종 인도를 목전에 두고 있던 호선에 방식 도장 보완 요청을 받고는 급히 도료를 수배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행하게 자재부에 해당 도료가 있음을 확인하고 불출 요청을 했는데, 한 마디로 거절을 당했다. 외자는 구매부에서 조달을 하는 것이라서, 자재관리부에서 임의로 불출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 해서 급하게 자재구매부로 협조요청을 했으나, 역시 거절을 당했다. ‘외자는 조달기간이 길어 이미 해당 호선이 정해진 자재는 불출이 불가하니 다시 자재구매 요청을 할 것이라는 답이었다. 갑갑해진 이 친구 이리 저리 방법을 찾았으나, 신규로 발주를 낼 경우 한 달 이상 걸린다는 답이고 보면 갑갑한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이리 저리 협조를 구하다 못한 이 친구 급기야는 구매부를 찾아가 실무자간 심한 다툼을 벌였다. “너희들만 회사일 하냐?” 그 일이 있은 후 문제의 배는 인도가 된 것으로 보아 자재가 불출이 되었을 것이다. 현업은 현업대로 구매는 구매대로 자재는 자재대로 원칙에 충실하게 일을 하고 있는 부문 최적의 전형이다.

 

  웃지 못할 일이 또 있었다. 한 신입사원이 부문의 다른 부서장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x 운운하다가 혼찌검을 당한 일이다. 부서장과 신입사원이면 그 격이 하늘과 땅이건만 “x 이라고 호칭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러나 그 신입사원의 후일담인즉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우리 부서의 4급 사원은 다른 부서장과 동격이다.” 라고 신입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는 것이다.

 

1994년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전사 혁신 힘찬 21”을 전개한 적이 있었다. 당시 내 분야는 내가 최고라는 업무 효율 증대 운동을 했었는데, 주변으로부터 많은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렇잖아도 부문 이기주의가 걱정인데, 그 일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내용 설명을 덧 붙여서 부문별 계획을 받아서 추진했던 기억이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우려가 사실은 나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문제로만 알고 있다는 것이 정말 문제다. “형제여 남의 눈의 티는 보면서 어찌 네 눈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느냐?” 성서의 가르침이다. 부문 최적의 효과는 부문 이기주의로 남고 전사 비효율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이 관행의 유전자는 절대 우성으로 유전이 된다는 것이다.

 

 (2009.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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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건 올려 보내 주셔야지요

 

자본과 경영의 분리가 선진형인지, 오너 경영이 더 선진형인지의 문제는 그 성과를 놓고 볼 때 비교의 가치가 없다. 다만 자본의 과도한 경영간섭은 전문경영인의 운신의 폭을 제한 할 뿐 아니라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저해 한다는 측면에서 자본과 경영의 분리가 한층 민주화된 경영형태라는 쪽으로 이론적인 힘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난 97년 야기된 IMF로 한국의 대 기업 그룹들이 정치에 의해 해체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던 시기에 일부 선진 언론에서는 오히려 재벌 경영의 이점을 들어 한국의 성급한 구조조정을 우려했었다.

 

이제는 산업평화의 모델로 자리잡은 현대중공업은 한 때 노동운동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로 과격한 대규모 투쟁 양상의 노동운동의 선봉이었다.

대 노조 정책을 담당한 회사의 관계자는 때론 초 강수로 때론 유화책으로 대응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노동조합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에서 정책이 결정되곤 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현대중공업의 오너가 이 지역의 국회의원 신분으로 있었던 까닭이다. 즉 유권자가 회사의 종업원인 이중적 신분을 가진 까닭에 특히 선거가 있는 해에는 회사의 대 노조의 행보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걸핏하면 윗선을 압박하는 투쟁방법을 동원하여 회사를 상대로 하기보다는 오너를 핍박하는 정책을 마지막 카드로 활용하곤 했다. 당시 부장 나부랭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부장 정도는 노동조합의 말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노동조합의 유인물에서 비롯된 말이었다.

 

최근 그 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염포 소각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요구가 의원님 먹을 것은 올려 보내 주셔야지요.’ 라고 한다니 연의 끈이 참 질기다는 생각이다. 비록 지역은 떠나 있지만 미래의 지도자로 지목되고 있는 저명인사이고 보면, 정치적 행보에 지장이 아닐 수 없다. 상황이 발생되고 나면 세인의 이목을 우려해서 선뜻 강력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 일은 어떤 방법으로 든 해법을 찾기는 찾을 테고, 지역의 노동 운동사에는 기념할 만한 사건 기록으로 남을 터이다.

 

문제는 우리가 노사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고 관계라고 하는 원칙적인 개념에 소홀 한 것이다. 노사문제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갈등이 집단화 된 형태이다. 그러니 노사관계의 출발점은 인사관리 또는 인사정책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살펴보면 인사관리는 회사의 대 종업원에 대한 갈등관리에 다름이 아니다. 이러한 갈등 요소를 간과하고, 종업원의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거나, 충성심을 요구하는 것은 넌센스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창업자들의 종업원 관은 관심깜짝 경영그리고 감동 경영이라고 볼 수 있는 일화들이 있다. 오늘날 전문 경영인들이 배워야 할 것은 창업자의 배짱이다. 월급쟁이로 전락해서는 항상 시계가 불투명한 황사 속에서 나침반만 들여다 보고 있게 될 것이다.

 

(2009. 1. 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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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여기서 살거야?

 

 

모든 것이 낯선 현장에 도착해서 전임자로부터 이것 저것 인수 인계를 받던 중 친절하게도 현장 소장이 직접 현장 안내를 하시겠다고 했다.

 

공정 전반이야 본사에 발령 대기 하고 있던 한 달여간 대충은 훑어 본 바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공장이 컸다. 규정상 공장 내에서는 도보 이동을 금하고 있다고 했다. 공사 초기 방문자가 많았던 듯, 공장 전체의 레이아웃을 깨끗하게 정리해서 브리핑 포인트를 표시해 둔 자료가 있었다.

차의 진행 방향에 따라 레이아웃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하면서 방향을 가늠하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인문학도의 비애다. 그림과 실물을 가늠하지 못 하는

 

공장 전역을 둘러 설명을 하던 소장이 한 곳을 지적하면서 말했다. “건설은 제조업하고는 아주 다르게 접근을 해야 합니다. 중공업 사람들 참 일을 잘해요. 너무 잘해서 그게 탈입니다. 건설은 대충 해 주고 손 털고 나가야 하는 업입니다. 그런데 중공업 사람들은 너무 잘 해 주려고 해요.”

건설업과 제조업은 생리가 크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빙 원을 그려 보여주는 곳은 소방관 숙소지역이었다. 그 일대 구 건물을 일부 보완 하는 작업을 했던 모양이다. 창틀교체, 담장보수, 페인팅 등그 일을 너무 꼼꼼하게 하는 바람에 의외로 시간을 많이 뺏겼다고 했다. 지금도 잔 손을 봐 주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고도 했다.

 

몇 번의 지적에도 불구하고도 대충 끝내기에 영 서툰 것이 현대중공업 사람들이라고 했다. 한 때 그 자신도 현대중공업의 일원이었다가 다른 회사로 옮겨서 여러 현장을 경험 한 이후 다시 인연을 맺게 된 입장임에도 그는 이야기 끝에 꼭 남의 말을 하듯 현대중공업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완벽한 품질이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품질의 수준이 문제란 생각이다.

 

 본래 Quality Cost 그리고 Delivery는 이론적으로 삼면 등가에 기초한다. Quality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Cost가 높아지면서 Delivery가 길어진다. 그래서 정도의 문제를 놓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현장을 다 둘러 보고 돌아오는 길에 한 마디 덧붙였다. 보다 보다 답답해서 당신들 여기 살거야?” 라고 한 마디 했다고

 

 정도(正道)와 정도(程度)는 같이 발음하는데도, 이렇게 큰 차이가 있었다.

 

2008.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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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정의(機能定義)가 축소되면 Vision이 작아진다

 

 통 큰 중국이 대통을 쳤다. 대만과 통상(通商)을 튼 이래 통신(通信)과 통항(通港)을 성사시켜 이른바 大三通을 이루었다고 한다. 아마 오랜 숙고의 기간이 있었을 것이고, 양국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계획 단계에 있는 일들을 두고 청사진이라고 한다. 물론 어의 자체야 설계도를 뽑는 재래식 기계가 청사진기여서 붙여진 이름이기는 했겠지만, 아직도 그 단어는 어색하지 않게 쓰인다.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가시적인 볼거리여서 매력이 있다. 청사진을 통해 완성후의 바람직한 변화의 모습을 기간 개념과 함께 볼 수가 있다.

 

 기업 경영혁신을 지도하는 전문가들에 의하면 비전은 5년 또는 10년 후에 당연히 변해 있어야 할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한다. 5, 10년을 단위 기간으로 삼아야 할 이유도 없겠지만 굳이 강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너무 장기간이면 기다림이 길기 때문이다. 기다림이 길면 기대가 준다. 비전은 그래서 조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시 공간 내에서 설계가 되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 있어 비전의 필요를 강조할 이유는 없다. 최고 경영층에 있는 사람들 중에도 “3년도 내다 볼 수 없는 환경인데, 어찌 5, 10년을 바라보는 계획으로 시간을 허비하는가?” 하는 이들도 있다.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비전을 갖자는 것이 현실에 충실하지 말자는 말의 반대는 아니다. 미국의 유명한 컨설팅 회사에서 한국의 IMF 상황을 보면서 권장했던 사항이 있다. 97, 8년 당시 한국 경제신문에 연속 기획기사로 많은 컨설팅 기관의 조언을 다루었는데, “진정한 북극을 찾으라던 권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때 의견을 같이 하던 몇몇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우리회사의 진정한 북극은 무엇인가를 이야기의 주제로 삼았다. 결론은 어쩔 수 없는 비전의 부재였다. 사업은 사업대로, 종업원은 종업원대로 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정기에 접어 든 조직 구조에서 가장 먼저 문제로 떠 오르는 것이 고령화의 진행과 고 직급 적체 현상이다.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조직의 비전이 없으니 개인의 비전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살면서, 윗 선에 적당히 잘 보이면 정해진 연한 내에 승진을 할 수가 있다. 현실 안주형 또는 좀비형 인재가 자연스럽게 양성된다.

 

 만약 자동차에 대한 기능의 정의가 달리 되었다면, 비행기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기능 정의가 축소되면 자연 비전도 축소된다. 자동차의 정의를 저절로 굴러간다라고 해 놓고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그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기능 정의를 빠르게 이동 할 수 있는 운송 도구라고 했었더라면 아마 지금쯤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있을 것이다. 자동차는 자동차대로 비행기는 비행기대로 그 용처가 각각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면 답할 말이 옹색하기는 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세계 일류 조선회사로 비전의 한계를 정의하고 있는 한 조선을 뛰어 넘는 진정한 북극은 찾을 수 없다. 기능정의를 확대하지 않으면 비전도 없다. 비전이 없으면 미래 또한 없다.

  2008.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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