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회장이 남긴 16 문장



1. 운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운이 나빠지는 거야.

2. 길을 모르면 길을 찾고, 길이 없으면 길을 닦아야지.

3. 무슨 일이든 확신 90%와 자신감 10%로 밀고 나가는 거야.

4. 사업은 망해도 괜찮아,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야.

5. 나는 젊었을 때부터 새벽에 일어났어. 더 많이 일하려고.

6. 나는 그저 부유한 노동자에 불과해.

7. 위대한 사회는 평등한 사회야, 노동자를 무시하면 안 돼.

8. 고정관념이 멍청이를 만드는 거야.

9. 성패는 일하는 사람의 자세에 달린 거야.

10. 아무라도 신념에 노력을 더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는 거야.

11. 내 이름으로 일하면 책임 전가를 못하지.

12. 잘 먹고 잘 살려고 태어난 게 아니야, 좋은 일을 해야지.

13. 더 바쁠수록 더 일할수록 더 힘이 나는 것은 신이 내린 축복인가 봐.

14. 열심히 아끼고 모으면 큰 부자는 몰라도 작은 부자는 될 수 있어.

15. 불가능하다구? 해보기는 했어?

16. 시련이지 실패가 아니야.

2번에 나누어 글을 쓰고 2에 해당하는 글을 2008년에 쓴 듯하다고 언급을 했었는데,

사실 이 실화가 있었던 것은 1988년도 일이니까 아득도 하게 먼 과거의 얘기가 되겠다.

이번 글은 1편에서 다루지 못했던 실제 상황만을 기록하려고 한다.

 

신입사원 하계 수련장소는 울진군 남정면 장사리라는 곳으로 모래사장이 길어서 長沙 해수욕장이라고 불렀다.

동해 바다의 특징은 갑자기 깊어지는 수심이라는 무서운 특징이 있는터라 매번 진행부는 바다놀이 안전에 온 신경이 집중되곤 했다.

그도 그럴것이 81년도엔 같은 장소에서 수련생 한 사람이 아직 덜 깬 간밤의 음주 영향으로 바다에 뛰어 들었다가 끝내 올라오지 못한 사고가 있었다.

그 후 행사장은 사실 긴장과 긴장의 연속으로 진행이된다.

 

그 날도 상황은 이런 비상한 일로 시작이 된다.

행사가 진행중인데 바다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지금 익사자가 발견되었는데 급하게 인원 파악을 해달라."

진행중이던 행사를 즉시 중단하고 인원 점검을 했다.

큰 일이다. 4명이 빈다.

이런 경우 꼭 여자는 낀다. 남자끼리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밤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집단을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지곤 한다. 나가봐야 별 것 없는데도...

 

이젠 어엿하게 대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왕년의 씨름스타 이모씨의 신입사원 시절에도 같은 일이 생겼다.

자기 소속조의 인원을 몇명 데리고 나가서 인근 횟집에서 질펀하게 회식을 한판 때린 것.

의당 사규에 의한 적절한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씨름부를 관장하던 총무부의 사정으로 일단 경고조치로 사건을 마무리했던 적이 있다.

사건이라고 하지만 이건 애교스러운 일이다. 나중에 어떤 경우도 인사 징계로 엮은 적은 없었다. 다만 현장 질서 유지용의 공갈포로 사용했을 뿐.

 

수련생들은 잠시 텐트에 대기 시키고 일단 한 조에 있는 조장을 비롯 지인들을 불러 물었더니,

"아마 사고자는 아닐겁니다." 라는 안심스러운 대답이었다.

역시 여직원 하나와 남직원 셋이 인근 횟집에서 발견되었다.

이때 나오는 것이 긴 숨이다. 참 다행스럽긴 한데, 이걸 어쩌면 좋을까해서 나오는...

4명을 불러 우선은 혼찌검을 내고 여직원은 조로 합류시켰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확인후 이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1인이 시말서를 제출토록 하라고 통고를 했다.

 

다시 프로그램은 진행이 되고, 아직 진행텐트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탈자 대표가 '할 말이 있습니다.'

하더니,  "뭐 이런 게 적극의지 아니겠습니까?"

 

아이고, 담장 뛰어넘어 행사장을 이탈해서 횟집에서 소주 마시는 것이 현대정신이라고?

그게 적극의지고 강인한 추진력이라고?

 

끝내 그 친구는 현장에서 현대맨답게 시말서를 제출했고, 그 시말서는 수련회를 마치기도 전에 진행 부서장의 손에 의해 살짝 처리가 되었다.

실무자도 모르게...

 

이런 것이 현대정신 아닌가요?

글~쎄요.

 

흘러가는 물을 거스르지 못함이 아쉬움이 아니다

 

삼국지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도도한 장강의 흐름'과 함께 유비라는 사람의 출현을 기억할 것이다. 도원 결의한 삼 형제가 차례로 죽으면서 삼국지의 극적인 요소나 소설적인 재미는 훨씬 반감하지만, 전대의 인물에 비해 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후대의 인물들에 의해 삼국통일의 대업은 이루어진다. 그러니 전대 인물과 후대 인물의 비교가 큰 의미는 없겠다. 그러나 내 어릴 적 삼국지를 처음 보면서 유비와 공명의 죽음 이후 급격히 쇠락하는 의 멸망사와 함께 유선의 인물 됨에 크게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한국 기업순위의 변동사를 보아도 한 세대를 훌륭하게 넘기고 살아 남은 회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만하다. “삼대 가는 부자 없다는 우리네 속담은 다분히 경험적인 것인 모양이다.

 

오늘 날 현대를 비롯 삼성, 선경, LG 등 대표적인 기업들이 2세 경영체제에 돌입을 했고, 부분적으로 3세 경영체제로 전환이 되고 있는 중에 벌써 상당한 진통들을 겪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완전 분리가 되지 않은 한국 기업의 경영사를 볼 때 이러한 진통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인 관심 속에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적인 상속 문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2세 경영에서 3세 경영으로 진행이 되면서 선대의 업적에 웃도는 실적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일까?

 

첫째, 창업자의 초기 낭만이 빛 바래서 일 수가 있다. 창업 초기에는 사업을 일구어 가는 그 일자체가 즐거움이고, 그 일을 통한 국가적 기여에 크게 자긍심을 가질 수도 있었다. 또 전통적인 가족관 측면에서 장자의 효 같은 것도 한 몫을 했음직하다. 를 일구고 지켜야 했던 까닭이다.  이젠 그런 낭만은 더 이상 기업 경영에 고개를 디밀 틈이 없어진 것은 아닐까?  그건 경쟁우위, 열위의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둘째, 선대로부터 잘 교육받은 경영자들의 퇴진에 따른 경영공백이다. 굳이 溫故知新을 들먹이지 않아도 과거에서 배워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는 필요할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은 유행을 따르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새 술은 가스가 많이 발생하니 아직은 농익은 술처럼 다루어서는 안 된다. 는 경계의 경구는 혹시 아닐까? 구색을 맞추어 잘 익은 술을 제대로 공급하려면 헌 부대에 있는 술 일수록 고유한 향과 맛을 낼 수 있겠고,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 지금은 새 부대에 담긴 술이 헌 부대에 담긴 술로 될 때 손님 상에 내 놓을 만한 술이 될 것 아닌가.

 

미국이라는 나라가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은 아닐지라도 기업 경영에 관한 한 맥맥히 전통을 이어가면서 브랜드 네임을 지속하는 것을 보면, 새 술과 헌 술의 조화로움이 사회적 질서로 깔려 있어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또 한 사람의 퇴임을 보면서, 급격한 세대 교체의 공백을 우려하는 것은 그저 기우일까? 

 

 2008. 12. 19() 

 

 

현대정신은 과거형으로 쓰여지면 안 된다

 

 

아직까지 한국의 기업경영사를 논함에 있어, 현대가 이룩한 업적에 따라 붙는 수식이 현대정신이다.

정주영 창업자의 타계 이후, 현대정신의 재 조명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많은 연구 및 자서전 성격의 회고록들이 출간되었고 출간되고 있다.

현대그룹의 해체 이후 현대중공업 그룹의 사보에서도 과거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회고록을 연재하는 것을 통해 살아생전 현대정신으로 일관했던 정주영 창업자를 기억하려 하고 있다.

 

불행한 것은 비록 그 일이 정부에 의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정주영 창업자의 타계 이후 현대그룹의 해체이다.

 

 지난 82년 현대중공업을 방문해서 특강을 했던 한갑수 박사는 현대의 힘을 대우, 삼성의 그것과 비교해서 설명한 적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한없이 느슨해 보이는 현대가 어떤 이유로 강할 수 있는 것일까?

대우는 김우중 회장으로 비롯되는 마케팅의 조직이라고 했다. 또 삼성은 체계화된 관리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현대의 저력은 무엇에서 비롯되는 지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것이 현대의 무서운 조직결집력 이었다고 했다.

그룹의 각 사가 다 나름의 경영을 하고 있지만, 창업자의 한 마디로 모이고 헤어지는 결집력이 현대의 저력이라고 했다. 그래서 현대 그룹의 조직은 여러 가닥으로 엮여 있지만 무게 중심이 창업자를 정점으로 쏠려있는 추와 같이 달려있다고 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과연 그랬다. 불같이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은 그런 조직력과 기업군에 있었다. 상호 시너지를 갖고 있는 회사들이 그룹 안에 포진하고 있어서 발휘가 가능했던 저력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 그 힘이 많이 퇴색된 점이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정주영이라고 하는 걸출한 시대적 인물의 말과 행동 그리고 사업을 통한 성과는 오늘날 후대의 평가자들에 의한 잣대로 혹은 고증을 중심으로 한 연구로 밝혀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고 했던 것일까 하는 점에는 의구심이 든다. 왜냐면 그분은 공식석상에서 현대정신을 정식으로 논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정신은 그 분의 성공과 기여를 잘 정리해서 체계화시킨 노력의 산물이다.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잘 정리된 현대정신이 그분이 계실 때 처럼 살아서 움직이고 있느냐 하는 부분인데, 그렇지가 못하다.

 

현대정신의 영정 앞에 제사를 드리지 말아야 한다. 영정 앞에 모여 과거를 회상하고, 그 시절을 반추하는 것으로 현대정신은 재현되지 않는다. 즉 현대정신은 흘러간 기록들을 모아 놓은 회고록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정신으로 승화되게 하려면 현대정신은 현재형으로 다시 쓰여야 한다. 불행하게도 모든 기록들이 과거형으로 기록되고 남겨지면서 예쁘게 치장된 영정을 자꾸 만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비록 그룹이 해체되었다고는 하지만, 현대정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현대건설을 얘기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입장에서는 현대자동차를 거론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을 통해 발현된 현대정신의 집산지가 바로 현대중공업이다. 정 명예회장의 땀의 결실 운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분의 혼이 담긴 현장의 실물이 그대로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가 기념관이요. 사실의 기록 그 자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중공업의 현대정신은 더욱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위기는 현대정신은 아직 살아 숨쉬고 있다고 하는 믿음이다. 결코 그렇지가 않은데 말이다,

현대정신의 퇴색 또는 발현되지 않음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정신이 오늘날에도 정신적 가치 또는 행동 훈으로서 필요하고 충분한 조건을 갖춘 것인지 여부는 규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이론이 없다면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미국에서 시작한 경제위기 상황이 전 세계를 요동시키고 있다. 전 세계가 좀 덜 구체적인 표현이라면 전 산업을 심대한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강한 회사지만 현대중공업도 이 거대한 파도로부터 자유롭지가 못했다. 2008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코자 한 모양이다. 사업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문의 수장들을 퇴진시키는 중대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정말 만약 정주영 창업자가 계셨더라면 어떤 의사결정을 하셨을까 궁금해 지는 대목이다.

 

2008. 12. 15()  

 

 

현대정신과 상습 가출

 

 

 가을이 채 가기도 전에 겨울 추위가 닥쳤다. 언론들은 그게 인쇄 매체든 영상 매체든 잔뜩 웅크린 사람들이 종종걸음 치는 모습을 실감 나게 편집해서 추위를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 대입 수능 일은 따뜻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그러고 보면 세상사를 함부로 단정 지을 바가 못 된다. 예비고사 시절부터 해서 그것이 대입 수능으로 바뀐 요즘까지도 시험 당일은 유독 추웠기 때문에 수능 일은 추운 날이었는데 역시 검증 되지 않은 정의는 함부로 말 할 것이 못되나 보다.

 

 그런 11월 현대중공업 사보는 예쁘게 국화 꽃으로 단장한 한마음 회관 광장을 표지 사진으로 삼았다. 유치원생 정도의 아이들과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자연스러움을 연출한 사진이다. 아무래도 연출은 좀 어색한 면이 없지 않다. 인공이 자연 앞에 왜소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 논리의 비약이 심할까?

 

 요즘 사보에는 1991년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회고록을 재 구성해서 싣고 있다. 이번 호의 제목은 도전의 세월 끝없는 새 출발로 되어 있다. 최근 돌아가는 경제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소 판돈 빼내 또 다시 줄행랑이라는 본문 소제목에서 보듯, 어린 시절 가출을 해서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던 시절의 회고다.

또 줄행랑 이란 표현으로 보아 이전에도 몇 차례 줄행랑의 경험이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소 판돈이 당시 70원 이었다고 하지만 엄청난 거금이었던 모양이다. 아버지께는 꼭 갚을 계획이었다고 했다.

 

 억지스럽기는 할지 몰라도, 오늘 날 현대정신은 창업자의 상습가출에서 그 출발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만일 그의 상습적인 가출이 없었다면 오늘 날 현대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제2의 창업을 이루려 한다면, 오늘의 울타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무모한 가출을 시도해야 한다. 그냥 가출이 아니고 소판 돈을 몽땅 들고 가출을 해야 한다. 그 돈을 아버지의 궤짝 속에 놓아두었던들 논 밭이나 좀 더 사들였을 것이고, 강원도 통천의 어느 산골 마을에는 기골이 장대하고 힘깨나 쓰는 건실한 청년이 묵묵히 밭을 일구고 있었을 것이다, 성품상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대농이 되었을 수는 있었겠으나 현대라고 하는 거대 기업그룹은 탄생하지 못 했을 것이다. “소 판돈 빼내 줄행랑” “도전의 세월 끝없는 새 출발비도덕과 성공신화가 교차되는 묘한 대비가 아닌가?

 

모범 청년 현대중공업으로 남아서 글로벌 리더의 깃발을 내릴 것인가? 창업혼의 끝없는 새 출발을 위해 가출을 단행할 것 인가. 어려운 선택의 시기다.  

 

 2008. 12. 16()

 

카르페 디엠(Carpe Diem)

 

 

카르페 디엠은 라틴어로 기회를 잡으라는 의미라고 한다. 영국 상원의원 데이비드

엘론이 지난 2월 초 북한을 초청 방문한 후 남,북한, 영국 그리고 미국정부에 대한 권고사항 보고서 제목을 삼았다고 한다. 북한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우려하는 눈으로 권고사항이 작성되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확률적으로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값으로 주어졌다는 말은 일견 맞는 것 같기

도 하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날 때는 맨손으로 왔다.’는 말을 자주 인용하는 교육적인 차

원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확률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정확할 수 있는 정도를 셈으

로 계산해낸 값이다. 따라서 확률 계산에 있어 변수여건을 고려하는 것은 필수적인 사항

이다. 그리고 온갖 가능한 변수를 다 고려에 넣어도 ‘100% 맞는 답을 낼 수 없기 때문

자유도라고 하는 개념을 사용하고, ‘신뢰구간범위를 설정하게 된다. 어느 정도의 오

차범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동원 가능한 자료를 숫자로 환산해서 계산식에 넣어도 오차가 있을 수 밖

에 없는데 정형화된 수식 안에 넣을 수 없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어떻게 정형

화해서 확률값으로 계산을 해 낼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니 일생을 살면서 누구에게나

3번의 기회는 온다.’는 말은 다분히 경험적이며, 주먹 구구식 추론이다.

 

 양면을 가진 동전을 던질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을 각각 반반이다. 통계에서 모로

설 확률을 전제하지 않는 한 그렇다. 이 확률은 또 일정 회수 이상의 시도 범위 안에서

각각 그 값에 수렴 하는 것이다. 회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근사 한다.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이 각각 정해진 회수만큼 동전을 던진다고 하자. 사람 1은 앞면이

50%, 사람 2는 앞면이 80%, 사람 3은 앞면이 20%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세 사람

의 결과를 합산해서 나누면 50%의 값을 갖게 된다. 물론 이 세 사람이 끝없이 동전을

던져서 그 값을 구하면 차이 없이 각각 50%에 근사한 값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인생의

문제로 돌아와서 가장 큰 제약이 바로 그 부분이다. 무한한 시도를 할 수가 없는 한정된

, 공간의 범위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또 환경문제도 동일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매트 위에 던지고, 어떤 사람은 기운 경사의

콘크리트 바닥에서 던지고, 어떤 사람은 질척이는 진흙 위에서 던지는데, 그 값이 같이

나오기를 기대 할 수가 없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뒤흔들면서, 한국에도 여지없이 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방송사에서 계몽적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사회 저명인사층이 등장해서 위기

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국민들의 각오를 다지자는 취지의 얘기를 한다. 어떤 분이 말

했다. “청년들이 도전의식을 가지고 과감하게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왜 한

국만을 고집하는가? 세계는 넓다.”

 

 시청자들의 공감은 조사 해 본 바가 없다. 다만 이 말을 듣는 무직 청년들은 이 감동적

인 설득에 과연 어른이십니다.’ 라고 크게 공감을 했을까가 의문이다.

 

 설령 이른 바 또 뽑기를 해도 잘 뽑는 사람도 있고, 맨날 만 뽑는 사람도 있다.

 

 영국 상원의원의 기회를 잡으라는 권고가 이들 이해 당사자국에 어떤 획기적인 제안을 했을지는 몰라도 글쎄다. ‘한정된 기회의 마당을 펼쳐놓고 누구나 똑 같은 조건이니까 붙어보라는 시도로는 끝내 기회를 잡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기회의 마당을 각각 다른 환경으로 차별화하고 참여의 자격을 제한해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참여조차 제약을 받는 환경에서 기회를 잡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회조차 행운인 구조라면 어떤가?

 

 구조적인 모순’, 이라거니 사회 통념의 벽이라는 말로 위로 받기는 기회를 잡을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에게는 너무 큰 절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쩌랴? 다음 세대 건강한 2세를 통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기준으로 종자를 선별해야 하고 참여를 제한해야 하는 것을

설령 그 일이 근친교배로 점점 개체의 쇠퇴를 초래하는 결과가 될지라도

그것은 적어도 수 세대가 지난 후의 결과일테니까

 

 기회를 잡으라. 각각 다른 기회를…    

 

     (2009. 2. 20())

   

 

적극의지 아닌가요?(2)

 

현대그룹은 전통적으로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를 실시해 왔다.

현대 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만큼, 그 연원은 아마 현대건설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바닷가로도 가고 산으로도 가고

당시 사장에서 회장으로 또 명예회장으로 그룹의 규모를 키워가시던 창업주께서는 꼭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에 참석하셔서 특강도 하고, 신입사원들과 어울려 힘 자랑도 하시고(씨름, 팔씨름), 저녁 프로그램에서는 노래도 한 두곡 뽑아 주셨던 모양이다.

 

현대중공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하계수련대회는 독자적으로 진행이 되는데, 현대중공업의 경우 동해바다 풍광 좋은 장사 해수욕장을 꽤 오랫동안 하계 수련대회장으로 이용했었다.

현대중공업의 하계 수련대회는 영덕면에 소재한 장사리 일대를 들썩이게 했다. 그도 그럴것이 대형 텐트로 모래사장의 절반에 가까운 장소를 차지하고,

그야말로 선남선녀들이 바닷가에 어울리는 짧은 단체 수련복 차림으로 34일을 누비니 말이다.

야간 프로그램 진행은 또 어떤가 적어도 6명 이상으로 구성된 회사 캄보 밴드의 웅장한 연주

 

80년대 초기만 해도 적어도 300명 단위 2개 팀이 수련대회를 했다.

그러니 일주일 기간 이 지역은 축제 분위기가 된다.

아마 다른 피서객들에게 주는 긍정적 이미지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았다.

 

문제는 여직원들이 기숙문제였다.

초기 이 마을 이장님이나 교장선생님 댁이나 부탁을 해서 민박을 치렀는데, 밤이면 술 취한 동네 청년들의 지극한 관심 때문에 관리에 애를 먹곤했다.

결국 모두 한 곳에 모아 숙박을 하는 것으로 하고 텐트간 경계만 단단히 하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입장을 결정했다.

그러고 나니 이번엔 숙소 안의 총각들이 문제.

인원 확인을 해 보면 5~6명 정도의 결원이 꼭 생겼다.

일과 후 빨리 돌아 올 양으로 지역의 식당으로 주로 횟집 나가곤 했는데, 이 기가 막힌 장소와 시간과 인연을 그리 쉽게 끝낼 수가 없는 노릇이 아닌가?

저녁 시간 후 인원 확인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단체로 노는 것 보다 오붓한 시간이 더 좋은 사람들이 선택이 아니겠나?

그러나 단체 생활엔 규율이 있기 마련, 당연 수련지 이탈에 대한 문책을 한다.

하계 수련대회는 교육과정으로 진행되는 것인 만큼, 기강이 있어야 하고, 장소가 바닷가일뿐아니라 남녀 사원이 함께 과정을 진행하면서 적절하게 술과 여흥도 제공을 하니까 통제에 애로가 많다. 어쨋든 그 친구들은 진행 텐트로 불려왔고, 사유를 소명함과 아울러 과정 진행상 정한 내규에 따라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남직원들은 모두 본사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서울 지역 연구소 근무 직원들이었다. 아직 신입인지라 시말서의 성격도 잘 모르는 듯, 한 친구가 고개를 외로꼬고 항의 비슷하게 한 마디 했다. “이런 것이 적극 의지 아닙니까?”

(2008년 어느 날 나이지리아 현장에서의 기록이다.)

'글모음 > 현장에서 끄적인 현대정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정신과 상습 가출  (0) 2014.04.03
카르페 디엠  (0) 2014.04.03
적극 의지 아닌가요?(1)  (0) 2014.04.03
잘 못 알면 잘 못 쓰인다.  (0) 2014.04.03
부문 최적의 효과  (0) 2014.04.03

 

적극의지 아닌가요?

 

현대정신은 창업자의 행적을 중심으로 정리 요약 된 4대 덕목이다.

 

창조적 예지, 적극 의지, 강인한 추진력, 근검 절약의 기풍이 그것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근검 절약의 기풍을 슬그머니 빼 버렸는데, 따지고 보면 아직까지도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다.

 

살아 생전 그 자신이 실천 해 오신 것이 근검 절약 그 자체였기 때문이고, 이와 관련한 많은 일화들이 소개되고 있다. 구두 뒷굽에 쇠 징을 박아서 신었다는 것이며, 셔츠 소매 단을 몇 번이고 덧대어 고쳐서 입었다는 일화들이 그것이다.

 

80년 대 중반까지만 해도 종업원 자신이 먹고 입는 문제는 회사가 해결 해 주고, 그들이 빨리 저축해서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주라.” 는 지시에 근거해서 일상 생활 용품을 정기적으로 지급했었다.  먹어봤자 배도 안 부른 담배는 왜 피우나라던 말도 유명한 말이다. 담배의 해악을 피하고 건강을 기하기 위해서 금연하라는 것이 아니고, ‘배가 안 부른 것을 먹는 것 자체가 낭비다.’ 라는 것이니, 교환 가치의 효용에 대한 몸에 배인 습관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근검 절약의 기풍은 이제 현대중공업의 현대정신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강인한 추진력과 적극 의지는 의미 해석에 있어서 비전 체계를 재 수립하는 실무자들을 매우 곤혹스럽게 했던 부분이다. 일화 중심으로 정리된 자료에서 조차, 동일 한 일화가 어떤 경우는 강인한 추진력으로 분류하고 있고, 어떤 경우는 적극 의지로 분류를 하고 있다.

 

나름 대로의 구분논리는 그렇다. 강인한 추진력 보다는 적극 의지가 선행의 것이며, 강인한 추진력이 실행 중심 이고, 적극 의지는 계획의 입안 단계에서부터 활용될 가치일 것이다.

 

예지(叡智)라는 단어를 한영사전에서 찾아보니, Wisdom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혜는 성서에서도 아주 중요한 덕목으로 치고 있다.

솔로몬의 판결로 유명한 다윗의 아들은 지혜의 왕으로 불린다.

그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는 이스라엘을 아주 훌륭하게 다스렸다. 기록에 의하면 아프리카에서도 사절이 올 정도로 강성한 국가를 형성했었던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집안에 늙은이가 있으면 보물이 있는 줄 알라.’ 는 말씀도 나오는데, 이유인즉 노인들은 살면서 얻은 지혜가 있기 때문에 대단히 보물스러운 존재라는 것이다.

이 글과 어울리지 않지만 노인 경시 풍조가 팽배한 요즘 참 귀한 잠언이 아닐 수 없다.

글이 너무 지혜로 흘렀다.

 

현대정신의 시작을 지혜에서 했다는 것이 엄청나다.

우선 잘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제 1 덕목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적극의지. 의지는 으로 해석해서 무난하다. 영단어로 보면 ‘will’이라고 되어있으니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의사정도로 볼 수가 있겠다.

그런데 그 의지가 그냥 의지가 아니고 적극의 서술을 받는다.

다시 사전을 찾아봤다. 적극은 ‘positive’ , ‘actively’ 정도로 해석하고 있어서 외려 그 뜻이 적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질 못한 면이 없지 않다. 하여간 부정이 개입할 틈바구니가 없는 의지를 의미한다. 할 수 밖에 없고, 해내지 않으면 안되는

 

그 다음이 강인한 추진력인데, 강인이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으나, 추진에 대해서는 다시 영단어를 찾아봤다. 기왕 찾아보기 시작 한거니까.

Propulsion, drive, propel…, 이것도 뭔가 본 뜻보다 약하다는 기분이 든다.

겨우 프로펠러 정도가 연상되고, 자동차 핸들이 연상되니 말이다.

단어를 합쳐보니까 그나마 모양이 잡힌다. ‘propulsion force’ force가 들어가니까 좀 밀어 부치는 힘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것도 그냥 추진하는 것이 아니고…, 강인해야 한다.

 

정말 폼난다.

 

우선 지혜에 기초한 날선 판단이다. 현대의 의사결정과정을 보면 놀란다. 너무 빨라서

그런데 그 지혜도 그냥 지혜가 아니다. 남들이 안 해본 것을 할까 말까 결정하는 일이다.

일단 결정되면 꼭 하고야 말겠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적극적으로

그 다음에 밀어붙인다.

혹자는 이 적극의지와 강인한 추진력의 현대정신을 불도저 정신이라고 하기도 했다.

좀 심한 사람은 무대뽀 정신이라고도 했는데, 무대뽀라니 천만의 말씀이다.

창조적 예지에 기초하는 까닭이다.

 

제목에 적극의지 아닌가요?

물음표로 처리한 것은 사실 한 신입사원이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장에서 일탈행동에 대해 꾸지람을 하는 진행자에게 고개를 외로꼬고 한 마디 했던 일화를 소개하고자 했던 제목이다.

글이 길어져서 다음 회에 일화는 소개하고자 한다.

 

(미완성글을 2014년 보충 완성함. 아마 2008년도 작성 글 일 듯)

'글모음 > 현장에서 끄적인 현대정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르페 디엠  (0) 2014.04.03
적극의지 아닌가요?(2)  (0) 2014.04.03
잘 못 알면 잘 못 쓰인다.  (0) 2014.04.03
부문 최적의 효과  (0) 2014.04.03
먹을 건 올려보내 주셔야지요?  (0) 2014.04.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