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꿀줄을 몰라 대문 열고 들어가기 영 어색한 내 집입니다.

 

곧 이일 저일 끝내고 자주 내집을 드나들다 보면 청소도 하고, 정리도 하고, 문 치장도 해야겠지요.

아직 도배도 끝내지 못한 터라 친구들도 초대를 못했습니다.

 

오늘 그 친구들에겐 이 가을이 남의 것 같지 않이 어울리는 산 중턱에 앉아 잠시 숨고르는 중년의 회포를 전했습니다.

 

늘 궁금했던 내 인생 너머의 저 담장, 어쩌면 너무 높고 길어서 오를 엄두를 내지 못했던 담장.

그 담장 너머로 난 평소 아껴쓰고 다니던 모자를 던졌습니다.

그 모자는 내겐 너무 소중한 것이어서 기어이 찾아야 하거든요.

 

이제 담장을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 담장 너머 무엇이 있는지도 보게 될 터입니다.

무엇이 있더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담장을 올랐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케네디 대통령이 할아버지께 들은 얘기로 소개 받았던 글입니다.

그게 나의 이야기가 될 줄은 그 글을 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몰랐었지요.

 

아마 후일 또 다른 담장너머가 궁금하게 되면 훨씬 쉽게 모자를 던질 수 있게 될 겁니다.

왜냐면 지난번 던져넣었던 모자를 찾은 경험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에겐 이렇게 얘길 했습니다.

"아무 얘기나 쉽게 할 수 있고, 들어줄 수 있는 그대들이 있어서 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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