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1994. 11. 17(수)
가을 장마라는 표현이 있는가 모르겠다.
연해서 나흘 동안 맑음이 없다. 오늘도 찔끔거리며 비가 올 것 같다.
영동지방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하던데...
세월이 가면 추억만 남는가?
“금수강산 삼천리 서울의 남단, 만수산 우러러 세워진 학교”를 부르던 까까머리 시절이 먼 날 같지가 않다. 그런데 내 아이가 중학생. 이제 시절을 바꾸어 살아야 하는데...
그이는 어떤 위치에 있어서도 큰 사람이었다. 내겐 아버지란 이유 하나만으로...
내 아이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이 거인처럼 우뚝 서 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할게다.
메아리가 있고, 잔 계곡에 발 시린 물이 항상 흐르는 그런 산이어야 할 것 같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에 이름이 갖는 평면성이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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