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진리

 

1994. 6. 16

어제 신문에 이기택 민주당 대표의 기자 회견 기사가 실렸다.

김영삼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비판과 함께 북핵 제재에 대한 입장, 그리고 상무대 비리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바로 그 기사에 이어 김종필 민자당 대표는 말하고 있다.

이 시대에 북핵 제재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을 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간과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그 바로 아래 꽤나 크게 공익광고 협의회의 예절에 관한 광고가 눈을 끈다.

“저는 소리를 배우기 전에 예절을 배웠습니다.”

서편제라는 영화로 일약 스타가 된 오 뭐라는 여배우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엷게 웃고 있다.

 

이 시대 지도자들의 눈에 띄는 실상들... 정신적 지주부재의 현실과 공허함.

그리고 국민정서 차원의 예절호소.

근본적으로 이빨의 크기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를 다만 그 크기만을 공장규모에 맞게 배열하고는 자동력보다는 훨씬 더 큰 외부의 힘으로 힘겹게 돌리려 하는 것은 아닌지.

 

전쟁이 곧 터질 듯 경각심을 자극하고 있는 정부와, 담담한 국민, 그리고 그 가운데서 입지를 확보하려는 야당.

숨겨져 있는 진실 앞에, 침묵하는 진리 앞에 그들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얼마나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속 갑갑함을 느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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