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당을 보내는 날.
난 먼 땅에서 맘으로만 보낼 수 밖에 없었구만.
차가워 진 몸.
찬 땅에 묻히던 순간.
더운 나라에서,아직 더운 몸으로, 긴 시간 폭음을 했네.
다음 날 일에 지장이 있을 줄을 알면서도 말이지.
아직 속이 풀리지 않아 거북한데도,
응어린 술 속 아픈 괴로움이 아니고, 한 구석 꽉 막고 놓아주지 않는
아쉬움의 덩어리야.
기억도 나지 않지만,
노래방에서 술이 떨어질 때 까지 목청을 높였어.
무순 노랠 했는진 알 수도 없을 만큼 취해서 말일세.
가는 길 배웅은 잘 하고 오셨나?
결별의 의미는 같을 지라도,
후일을 기약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이렇게 크구만.
한 번 더 듣고 싶은 목소리,
그게 별 헤는 밤이라도 좋고, 해야 떠라도 좋고…
“말갛게 해야 솟아라” 던 그 읇조림이, 경, 옥, 패 그리고 이국적인 이름들 처럼,
점점 잊혀져 가는 이름 반열에 오른 그 친구의 목소리 말일세.
살짝 눈 풀려서 입술 삐죽이 내밀고, 실실 웃던 그 모습도 보고 싶음이고…
잃는 다는 것이 이리 절절이 가슴 에일 줄 차마 몰랐네.
친구의 배웅을 잘 받았을 테니 섭섭해 하지는 않았겠지. 그 친구.
그리 속 좁은 친구가 아니니까 말야.
2008. 12. 9. 나루
어제 전화를해도 안받더니만 술을 많이 드셨나보네 ?
잘다녀 왔습니다. 훌훌 털고 잘가라고,
엎드려서 부처님의 예로 삼배 하였다네,
이에 꿇어앉아 그동안 잘못을 빌며,
왜 내가 지척에 있으면서 한번가지 못했는가 하면서...
한참을 얘기 했다네.
불쌍한 가족들 돌보아 줍네 하면서 말이야,
아들과 딸에게 명함을 주며 어려울 때 언제라도 전화 하라고 말일세..
나루가 귀국하면 한번 같이 들리세.
류사장도 같이 가고 싶다 하여 같이 갔는데,
식구들이 있어 안에 들어가진 못하고, 밖에 있으면서
입구에 적힌 지당의 이름을 보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네..
울산에선 계약관리부 전부서원 및 여사원들까지 와 주었고,
장정호상무, 김윤춘, 신자호, 박찬훈, 황수영, 김현돈, 김일환,
플랜트 JB 8기는 김명호만 제외하고 다 왔드만..
최준권, 최경영은 부조만 부치고 못 왔고..
나루이름으로 5만원 부조했다네.
나루 마음이나 내 마음이나 다를 게 무에 있겠나,
아직도 취해 있구만, 패,경,옥 이지 왜 경,옥,패 인가 ?
배웅하고 와서 나도 술을 하며, 친구야 노랠 부르며 아쉬움의 덩어리를
날리려고 목이 갔다네..
남은 식구들이 잘 살아가야 할텐데, 우리가 관심을 가지세.
그 친구에 대한 예의 아니겠나..
2008. 12. 10. 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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