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들
1994. 9. 6
김동길씨의 대표의원직 사표파동과 당무 복귀선언 기사가 뭔가 맘에 걸린다.
허공을 응시한 채 시 한 수를 읊어 청중을 매료시키던 학자였다.
특유의 언변으로 무차별하게 정치권을 칼질하던 지식인이었다. 그가 정치사에 끼칠 공적이 향후 어떤 반향으로 나타날는지는 모르지만 차라리 이 시대를 지키는 양심으로 남아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어찌 생각하면 김동길이란 이를 너무 좋게만 평가하여 정치인들과 차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지도 알 수 없지만...
큰 아이가 등교준비를 하면서 “무균질 우유 다우가 생산 중지됐대요.” 한다.
이유인즉 무균이어야 하는 우유가 보관과정에서 부패가 되었다는 것이다.
무균질과 부패는 잘 안 어울리는 단어가 아닌가.
“무균질이 되겠습니다.” 하면서 광고에 나왔던 박찬종 신한당 공동대표의 합당소식.
묘하게 ‘무균질과 부패’, ‘무균질 선언과 합당’, 그리고 ‘김동길 교수와 정치’가 오버랩되면서
아침을 혼란스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