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르네상스 경영’
2009. 1. 23.
<내용 목차>
1. 조직이 빠지는 집단 오류의 함정
2. 집단 오류가 발생하는 상황과 속성
3. 집단 오류 발생을 저지하는 르네상스 경영의 본질
4. 르네상스 경영을 통한 ‘집합 창의성’의 구축 방안
5. 당사에 대한 시사점
1. 조직이 빠지는 집단 오류의 함정
○ 집단 오류의 정의
- 집단 동조에 의한 부정적 결과물
* 조직 구성원 다수가 동질적 성향의 상당 부분 공유로 상호간 비판 의식이 무뎌진다면, 어느 순간부터
조직의 명시적인 압력이 없어도 소속 개인들은 자신의 사고방식을 집단 규범이라 여기는 쪽으로 동조화
시킴
* 이럴 경우 집단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경우에도 올바르다는 거짓 확신이 팽배하게 되어 조직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되어도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그냥 넘어가 대재앙에 빠지는 대가를 치룸
○ 집단 오류의 사례
- 부시 정부의 이라크 침공 결정
* 서구적 시장자본주의 가치를 신봉하고, 이슬람권에 대한 기독교 근본주의 성향을 공유한 부시 대통령, 체니 부통령, 럼스펠트 국방장관 등 네오콘 강경파는 파웰 국무장관 등의 온건파를 압도하며 침공 결정을 몰아감
* 영국을 제외한 독일, 프랑스의 강력한 우려와 비판에도 부시 정부 강경파들에 의해 결행된 이라크 침공전은 6년이 지난 지금 확연히 실패한 전쟁으로 받아들여질만큼 집단 오류적 결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힘
- 엔론의 몰락
* 엘리트 직원들의 집합체로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유통사업을 통해 초고속 성장으로 한 시절을 풍미했던 엔론은 2001년 10월 분식회계가 자행된다는 소문이 돌자마자 2개월 만에 공중분해됨
* 창업자인 케네스 레이가 영입한 부문별 전문경영진과 그들의 전문인력들은 최고의 전문성을 자랑했지만 엘리트 특유의 간섭과 검열을 싫어하는 속성으로 부문간 프로세스상의 정당한 검열도 상호묵인의 형태로 넘어감
* 이런 집단 오류의 결과 주력사업 시장에 내재된 위험에 대해 무사안일하게 해석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인도시장 발전소 사업의 대실패로 연결되었고, 비슷한 손실 해결들을 분식회계에서 찾으려다 몰락의 함정에 빠짐
2. 집단 오류가 발생하는 상황과 속성
○ 자신들의 집단 결정에 그 어떤 하자도 있을 수 없다고 확신
- 집단 의견은 개인 의견보다 항상 낫다는 고정관념 맹신
* 어떤 안건에 대해 위원회나 팀을 이루어 의사결정을 내리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다 고려하기에 그렇지 못한 개인의 견해보다 우월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
* 집단이 언제나 모든 경우를 다 고려할 수 있다는 가정은 현실적으로 터무니없으며, 오히려 졸속한 결정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공동 보호막의 기능으로 집단 결정을 옹호하는 경우가 허다
○ 집단 밖 이질성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 집단 내 동질성에 대한 수시 확인 성향 만연
* 자신들의 집단이 혈연, 지연, 학연이나 문화적 공통 배경을 가졌다고 여길 때 구성원들은 동질적 결속의 배타적 수혜를 기대하는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수시로 자체 결속을 확인하는 결사체 세레모니를 펼침
* 소속 구성원들은 동질성을 입증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집단 외 이질적 요소들에 과장된 혐오감을 표출하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다수의 견해에 반하는 생각의 여지를 극구 차단하는 금기적 분위기를 만연시킴
*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들의 사고 패러다임과 다른 이질적 생각 체계를 가진 개인의 아이디어가 내심 그럴 듯 하다 여겨져도 다르다는 불편함과 조직을 배반한다는 주술적 자책감에 빠져 이를 수용하지 않게 됨
○ 근본주의적 狂信性을 호도하기 위한 이질적 요소의 일부 포장
- 이너 서클(Inner circle)의 자기기만적 허위의식 연출
* 동질적 유대감으로 단단히 결속된 핵심 멤버들로 구성된 이너 서클은 외부와 자신들 스스로에 대해 근본주의적 경직성에 빠져 있지 않음을 과시하려 때때로 이질적 사고의 인물을 구색용으로 소수 영입할 수도 있음
* 이 때에도 그 구색용 인물은 자신의 용도상 핵심 멤버들에 의해 결정되는 사안들에 대해 색다른 견해를 펼쳐 관철시킬 기회를 거의 보지 못함
* 그럼에도 이너 서클 구성원은 자신들의 일방성을 견제할 제도적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자기기만감에 빠져 더 방만하게 자기검증이 결여된 집단오류적 의사결정을 남발하게 됨
3. 집단 오류 발생을 저지하는 르네상스 경영의 본질
○ 다양성에 기초한 창조 경영
-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와 유기적 융합
* 동종교배시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집단 오류의 덫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속성을 가진 구성원들을 균등하게 안배하여 여러 각도에서 자기 검열을 할 수 있는 이종교배의 조직생태계를 구축해야 함
* 이런 조직생태계 속에서 다양한 영역의 개인적 생각이나 지식들이 융합되고 용해되어 새로운 고차원적 종합 결정체가 배태될 때 르네상스적 창의성이 발현되었다고 하며, 이를 추구하는 것을 르네상스 경영이라 칭함
- 획일성을 거부하지만 상호관계 의존적인 집합적 창의성
* 15세기 초 이태리 피렌체와 베네치아, 밀라노의 영주들 간에 벌어진 문화 브랜딩 경쟁에 의해 다양한 성향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서구문명의 큰 획인 르네상스 시대가 만개
* 이 시대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보인 다빈치 같은 천재를 ‘르네상스적 인간’이라 불렀고, 다양한 재능의 구성원들이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 집합적 창의성을 끌어낼 때 르네상스 경영이 구현된다고 말함
○ 창조적 모방에서 출발
- 창의적 재해석
* 인류사의 위대한 발명품들은 어느 날 하늘 아래 뚝 떨어진 게 아니라 대다수는 동시대의 여러 천재들이 다양한 지적교류를 하던 중 누군가가 무르익은 아이디어의 다발을 자기만의 재해석으로 실체화시킨 것임
* 발명왕 에디슨은 자신의 연구소에 드나드는 여러 지식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발명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켰고, 라이트 형제도 전임 연구자들의 비행물체 아이디어를 독자적으로 집대성
* 르네상스 시대에 완성된 여러 독창적 예술 작품들도 대부분은 고대 그리스 로마 문명에서 전수된, 번뜩이는 예술적 컨셉들을 이 시대의 천재들이 자기만의 열정적 재해석으로 환골탈태화한 변환물임
○ 대상의 이면적 본질을 꿰뚫어 봄
- 숨어있는 존재적 본질의 순간적 포착
*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은 神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예술사조가 바뀌자 前시대 선배들과는 전혀 다른 예술적 발상과 구도 속에서 자연의 대상들을 표현하기 시작
* 겉으로 보이는 대상의 천편일률적 모방이 아닌, 대상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그 어떤 무엇’이라는 존재가 본질적 특성임을 직감하고 이것이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자신의 예술적 감수성을 극대화
* 이 순간을 포착하는 데 성공한 작품들을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대상에 대한 (본질적) ‘존재의 폭로’이며 인간을 감동시키는 ‘예술적 감흥이 최고조에 도달한 예술성의 극치’라고 명명
- 고객과 시장의 숨어 있는 니즈 포착
*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르네상스적 창조경영에 접목시켜 고객과 시장이 겉으로는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그 어떤 부족한 듯한 ‘숨겨진 2%’를 찾아 충족시키는 데 활용
* 3M은 ‘고객의 소리’란에서 고객들이 한번 붙인 태그의 접착력이 강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불평하는 사례들이 많음을 알아채고 엷은 접착 강도로 붙였다 뗄 때 전혀 문제가 없는 ‘포스트 잇’을 개발하여 대성공을 거둠
4. 르네상스 경영을 통한 집합 창의성의 구축 방안
○ 다양성을 융합하는 소통 프로세스 확보
- 비공식적 대화의 場 구축
*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피렌체의 세도가인 메디치 가문은 시 외곽에 호화 빌라를 건축하여 수시로 점심 식탁에 예술가, 학자, 금융인 등 다양한 계통의 엘리트들이 모여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게 함
* 공식 모임과는 달리 정해진 주제 범위와 결론 도출의 제약 없이 화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비공식 간담 모임에서는 참석자의 자유로운 생각 확장이 맘껏 펼쳐져 난제에 대한 해결 단초가 의외로 쉽게 얻어짐
* 듀퐁은 오즈라는 자발적 모임을 통해, 픽사는 직원들이 자주 드나드는 공간을 건물 중앙에 배치함으로서, 구글은 ‘찰리의 카페’라는 사내 카페테리아를 통해 여러 분야 직원들이 모여 환담하는 비공식 모임을 활성화
- 건설적 비판 분위기 확산
* 피렌체가 베네치아와 밀라노를 제치고 르네상스 예술의 본거지가 된 것은 아마추어라도 프로 예술가들의 작품에 거침없이 미흡하게 느낀 부분을 지적하는 피렌체인 특유의 자유로운 비판 기질에 크게 의거
* 칼 포퍼가 지적했듯이 상호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이론은 사이비 과학이나 주술적 독단론에 빠질 수 밖에 없으며, 조직에서도 동종교배의 폐해 속에 집단 창의성의 발현보다는 집단 오류의 함정에 빠지기가 더 쉬움
* 집단 창의성이 만개하기 위해서는 각 구성원이 서로 주고받는 건설적 비판을 두려워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이 비판에 맞서며 즐길 수 있을 때 최고조에 도달할 수 있음을 명심
- 예술적 감수성의 공유
* 지역 인구 중 작가, 디자이너,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의 거주 비중을 나타내는 보헤미안 지수가 높은 곳일수록 창의성이 강조되는 감성적 하이테크 산업이 번성하고 있다는 실증 결과가 나옴
* R. 루트 번스타인 교수는 창조경영의 출발점은 예술적 감수성임을 천명하며, 이를 통해 기존의 대상에서 숨겨져 있던 ‘그 어떤 무엇’을 발견하여 새로운 차원의 변환물로 재창조할 수 있음을 강조
* 이질적 기업문화를 가진 유니와 레버사의 합병으로 이루어진 유니레버는 촉매(Catalyst)라는 교육 프로그램에 문필가와 예술가들을 등용해 예술적 요소들로 상호소통을 배우게 하여 양사의 화학적 통합에 성공
○ 창의성을 자극하는 보상 시스템의 완비
- 아이디어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장
* 개인의 창의성이 다른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어 집합 창의성이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단초 제공 아이디어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보호되어 보상으로 연결되는 제도적 시스템이 완비되어야 함
*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집합 창의성 구현의 한 부분이라는 명목으로 금전적 보상 없이 슬며시 묻혀 버린다면, 구성원들의 진정한 몰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음
- 개인 명예적 몰입 동기유인도 병행 제공
* 금전적 보상 외에 프로젝트에 대한 주도권이나 모두가 인정하는 프로적 명예를 부여하는 것도 좋은 몰입 동기유인임
* 구글은 직원들이 전체 업무시간 중 20%에 달하는 자유 상상의 시간 속에 번쩍 떠오른 아이디어들 가운데 공식적으로 추진할 80%를 선별하여 프로젝트 팀 구성과 구체적 실행을 최초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맡김
* 한 구글 직원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저 사람이 구글 어스를 만든 사람이야” 하고 동료들이 수군거릴 때 느껴지는 짜릿함이 구성원들을 몰입하게 하는 결정적인 동기부여 요인이 되기도 함
5. 당사에 대한 시사점
○ 기존 사업에 대한 창조적 재해석
- 기존 사업분야 종사자가 그 부문 최고라는 고정관념 탈피
* 당사 내 많은 직원들은 특정 분야 문제는 해당 부문 종사자가 가장 프로답게 확실한 해결책을 알고 있다는 선입관에 자주 빠짐
* 성공기업들의 사례에서 볼 때 해당부서 직원들이 정형화된 사고 속에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우보다 제3자적 시각에서 접근할 때 문제의 본질을 재해석하여 더 나은 새로운 해결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비일비재
* 최고경영층은 이 부분을 십분 인식하여 매너리즘 속에 발상의 전환을 쉽게 못해 돌파구를 보지 못하는 기존 사업부문들에 대해 외부인의 시각으로 재조명하여 문제의 출발 상황을 재해석하게 할 필요가 있음
○ 건설적 비판 분위기의 활성화
- 상급자의 뜻을 거스르는 견해는 불경스럽다는 생각 타파
* 많은 기업이나 정부기관들에서 상급자와 대치되는 생각을 공식석상에서 표현하면 조직의 융화를 해치는 돌연변이적 분자로서 물색 모르는 아둔한 자 취급받기가 일쑤
- 동료간에도 격렬한 비판자의 이미지는 경원 대상 0순위
* 친한 동료간에도 비판이 아무리 건설적이라 하더라도 일정수위를 넘어서서는 안되며, 이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우호적 관계는 손상될 수 밖에 없다는 믿음이 상식처럼 작용하여 상호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팽배
- 이성적 비판에 대한 조직의 관용성 제고
* 자유로운 비판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이 깨쳐져 “내가 틀리고, 당신이 옳을 수 있다”는 지적 겸허함과 관용성이 조직 내에 유지될 때 집단오류와 권위주의가 발붙이지 못하는, 르네상스적 창조경영 분위기가 충만하게 됨
○ 인문학적 감성 문화지수 증대
-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 인문학 및 예술 강좌 비중 확대
* 당사 사내 사이버 교육 프로그램은 일부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와 경영경제 분야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세계사, 사회사상, 철학, 예술사 등 인문교양 분야는 개설 과목이 거의 없다시피 함
* 현대예술관에서 개최되는 주간 교양강좌에도 날카로운 진보적 견해를 가진 사회비평가(우석훈, 진중권, 박노자, 강준만 등) 그룹과, 예술철학을 유려하게 소개할 수 있는 신진학자들의 강의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음
<참고 문헌>
- 정지혜, “르네상스적 집합 창의성의 조건”, LG경제연구소, 2008. 10.15
- 최선미외, “르네상스 창조경영”, 21세기북스, 2008. 6
- 정진홍,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1세기북스, 2008. 5
- 윤석철, “경영학의 진리체계”, 경문사, 2002. 4
- 유호현, “가치 생산에서 가치 조합으로”, LG경제연구소, 2008. 7.16
- 이병주, “생각이 있는 기업”, LG경제연구소, 2008. 6.18
- 한일영, “창조적 전환: 초경쟁시대, 끝내 살아남을 기업들의 비밀”, 삼성경제연구소, 2008
- 리카르도 세믈러(최동석 역), “셈코 스토리”, 한스컨텐츠, 200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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