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손 / 詩:청로(靑路)


그가 나를 찾아왔습니다.
난 그를 모릅니다.
성도, 이름도 그리고 사는 곳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홀연이 내게로 찾아왔습니다.

밝은 미소와 정감있는 말은
그를 멀리하지 못하게하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차를 끓이고 다과를 곱게 담아서 그에게 건냈습니다.
그는 조용하게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그 노래소리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애절한 듯 정감이 뚝뚝흘렀습니다.
한 동안 멍하니 노래를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노래소리가 멈추었고 그는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벌써 동구밖
버스 정류장에 서서 언제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의 모습이 내 시선을 붙잡고 놓아주지않습니다.

그는 떠났고,
나는 그의 노랫소리와 그의 모습은 한 동안 뇌리에서 작은
영화처럼 나를 혼란케했습니다.

그가 언젠가 다시 찾지는 않을까?

언제부터 인지 몰라도
나는 동구밖 버스정류장을 쳐다보는 습관이 붙었습니다.

그는 단지 지나는 길손이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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