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기념패

 

1993. 6. 30

 

우리가 나면서

자라며 病들고 죽음을 예견하였더면

삶의 과정이 달라져 있을 겁니다.

우리가 만날 때

헤어짐을 예견하였더면

만남의 기간동안 과정이 달라져 있었을 겁니다.

하루 하루가 최선인양 살았지만

정작 비고 난 연후에

우린 비로소 서로가 깊게 길들여져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시던 날

붉었던 그 장미가

네 번을 피고 지고 또 다시 피던 날

그리도 바쁜 걸음은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지만

영긂의 영롱함을 함께 따지 못함만이

아쉬움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울고픈 헤어짐에 비해 이런 것은

웃어주어야 할 아쉬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못 다한 말들을

우린 같이 읇조릴겁니다.

앞길에 영광이...

 

(1993. 6월 현대로보트 주식회사 합병발표 이후 부서장 이임 시)

'글모음 > 얘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존무상  (0) 2014.03.26
낡은 기억  (0) 2014.03.26
빙그레 웃음이 피어 오르는 글(옮김)  (0) 2014.03.07
내 어릴적 어머니는...  (0) 2014.03.07
항저우의 시후를 보고 오다  (0) 2014.03.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