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많습니다.” 하는 얘기는 우리끼리 너무 자주 하는 말이라서 식상하긴 해도,
사실 그 말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인사말도 없는 듯 합니다.
작년 12월 1일 제가 이 현장에 왔을 때만 해도 아직 도면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여기 저기 땅만 파 제끼고 있었거든요.
“저게 언제 물건 될꼬?” 했는데, 이제 건물들이 웅장하게 들어 선 현장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지 않습니까?
변화죠 엄청난 변화죠.
그러나 그런 외형적인 변화 외에 또 다른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기 땅을 파고 건물 기초를 잡고 하던 시절엔 “오늘 콘크리트를 얼마 부었냐?” 가 주된 화제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첫 콘크리트 푸어링을 하고 나서 작지만 우리끼리 축하 잔치도 했으니까요.
이젠 그 상황이 많이 바뀐 겁니다.
“HRSG를 언제 앉힐거냐?”
“Cable Pulling는 얼마나 했느냐?”
“저 땅은 언제 메울거냐?”
그러니 땅 파고 기초 다져서 건축물 구조 올리던 시절 건축, 토목 중심의 건설 현장에서 기, 배, 전 중심으로 공정의 관점이 옮겨간거지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시쳇말로 “요즘 누구 잘 나간다며?” 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 그게 그런가요?
잘난 자식은 어디 하늘에서 떨어졌나요? 다 부모가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지요.
누군가 그런 얘길 했습니다.
조직은 “오케스트라 조직이 되어야 한다.” 무슨 의미인지는 아실 터이니 설명은 생략합니다.
그 중 심벌에 대한 부연이 있습니다. “만약 지휘자가 갑자기 나오지 못할 상황이 되면 누가 지휘를 하겠느냐?”
놀랍게도 심벌 연주자가 지휘자가 된답니다.
연주장면을 보면 심벌 연주자는 전 곡을 털어서 한 두 세 번 정도 심벌을 칩니다.
그 사람이 지휘자로 적합한 이유는 그 두 세 번의 자기 연주를 위해 악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연주를 통해 한 도막입니까 연주가 변화되거나 강조되는 부분을 나타내거든요. 물론 연주가 빛나지요. 그 순간에 더욱…
우리 현장에서 그런 모습들을 보고 싶네요.
성공적인 연주를 위해서 묵묵히 악보를 들여다 보고 있다가 가끔 심벌을 때려 주어 전체 화음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겠고,
잦은 손 놀림으로 전체 곡을 끌어가야 하는 바이올린 연주자도 있어야겠고,
극적인 곡의 흐름에 약한 선율로 심금을 울리는 클라리넷 연주자도 있어야겠고.
대 전제는 일사 불란하고 틀림이 없는 성공적인 연주를 위해 지휘자의 손끝을 잘 살펴보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요.
이런 글도 가끔 보시면서 머리 좀 식히시라고 좋은 글 또 누군가 보내왔길래 전하면서 너스레를 좀 떨어봤습니다.
<전하는 글>
주연과 조연
레너드 번스타인에게 한 사람이 물었다.
"선생님, 수많은 악기 가운데 가장 다루기 힘든 악기는 무엇입니까?"
그러자 번스타인은 의외의 대답을 했다.
"제2바이올린입니다. 제1바이올린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사람과 똑같은 열정을
가지고 제2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플루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연주자는 많지만 그와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어 줄 제2연주자는 너무나 적습니다.
만약 아무도 제2연주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아름다운 음악이란 영원히 불가능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연과 조연이 어울려 명작을 만들 듯 모든 조직구성원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훌륭한 경영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당신이 어떠한 자리에 있든 최선을 다하십시오. (20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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