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우 2014. 4. 3. 13:19

 

카르페 디엠(Carpe Diem)

 

 

카르페 디엠은 라틴어로 기회를 잡으라는 의미라고 한다. 영국 상원의원 데이비드

엘론이 지난 2월 초 북한을 초청 방문한 후 남,북한, 영국 그리고 미국정부에 대한 권고사항 보고서 제목을 삼았다고 한다. 북한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우려하는 눈으로 권고사항이 작성되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확률적으로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값으로 주어졌다는 말은 일견 맞는 것 같기

도 하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날 때는 맨손으로 왔다.’는 말을 자주 인용하는 교육적인 차

원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확률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정확할 수 있는 정도를 셈으

로 계산해낸 값이다. 따라서 확률 계산에 있어 변수여건을 고려하는 것은 필수적인 사항

이다. 그리고 온갖 가능한 변수를 다 고려에 넣어도 ‘100% 맞는 답을 낼 수 없기 때문

자유도라고 하는 개념을 사용하고, ‘신뢰구간범위를 설정하게 된다. 어느 정도의 오

차범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동원 가능한 자료를 숫자로 환산해서 계산식에 넣어도 오차가 있을 수 밖

에 없는데 정형화된 수식 안에 넣을 수 없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어떻게 정형

화해서 확률값으로 계산을 해 낼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니 일생을 살면서 누구에게나

3번의 기회는 온다.’는 말은 다분히 경험적이며, 주먹 구구식 추론이다.

 

 양면을 가진 동전을 던질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을 각각 반반이다. 통계에서 모로

설 확률을 전제하지 않는 한 그렇다. 이 확률은 또 일정 회수 이상의 시도 범위 안에서

각각 그 값에 수렴 하는 것이다. 회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근사 한다.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이 각각 정해진 회수만큼 동전을 던진다고 하자. 사람 1은 앞면이

50%, 사람 2는 앞면이 80%, 사람 3은 앞면이 20%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세 사람

의 결과를 합산해서 나누면 50%의 값을 갖게 된다. 물론 이 세 사람이 끝없이 동전을

던져서 그 값을 구하면 차이 없이 각각 50%에 근사한 값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인생의

문제로 돌아와서 가장 큰 제약이 바로 그 부분이다. 무한한 시도를 할 수가 없는 한정된

, 공간의 범위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또 환경문제도 동일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매트 위에 던지고, 어떤 사람은 기운 경사의

콘크리트 바닥에서 던지고, 어떤 사람은 질척이는 진흙 위에서 던지는데, 그 값이 같이

나오기를 기대 할 수가 없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뒤흔들면서, 한국에도 여지없이 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방송사에서 계몽적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사회 저명인사층이 등장해서 위기

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국민들의 각오를 다지자는 취지의 얘기를 한다. 어떤 분이 말

했다. “청년들이 도전의식을 가지고 과감하게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왜 한

국만을 고집하는가? 세계는 넓다.”

 

 시청자들의 공감은 조사 해 본 바가 없다. 다만 이 말을 듣는 무직 청년들은 이 감동적

인 설득에 과연 어른이십니다.’ 라고 크게 공감을 했을까가 의문이다.

 

 설령 이른 바 또 뽑기를 해도 잘 뽑는 사람도 있고, 맨날 만 뽑는 사람도 있다.

 

 영국 상원의원의 기회를 잡으라는 권고가 이들 이해 당사자국에 어떤 획기적인 제안을 했을지는 몰라도 글쎄다. ‘한정된 기회의 마당을 펼쳐놓고 누구나 똑 같은 조건이니까 붙어보라는 시도로는 끝내 기회를 잡지 못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기회의 마당을 각각 다른 환경으로 차별화하고 참여의 자격을 제한해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참여조차 제약을 받는 환경에서 기회를 잡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회조차 행운인 구조라면 어떤가?

 

 구조적인 모순’, 이라거니 사회 통념의 벽이라는 말로 위로 받기는 기회를 잡을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에게는 너무 큰 절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쩌랴? 다음 세대 건강한 2세를 통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기준으로 종자를 선별해야 하고 참여를 제한해야 하는 것을

설령 그 일이 근친교배로 점점 개체의 쇠퇴를 초래하는 결과가 될지라도

그것은 적어도 수 세대가 지난 후의 결과일테니까

 

 기회를 잡으라. 각각 다른 기회를…    

 

     (2009.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