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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육신 제위께 새해 인사 드립니다.

날우 2014. 3. 28. 14:49

 

생육신 제위께 새해 문안입니다.

 

전국적으로 눈 소식이 있었는데,

울산선 비가 온다고 하네요. 긴 가뭄을 염려 하던 터라 분위기야 어떻든 반가운 비가 아닌가 합니다.

 

 사람들이 꽤나 강한 양 하지만, 정말 자연 앞에선 한없이 작은 존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가물어 걱정, 물난리 걱정, 바람만 조금 세게 불어도 찬란한 문명이 무위가 되고,

몽고 사막의 먼지만 불어와도 꼼짝 못하고 불편을 고스란히 참아야 하는 게 사람 아니던가요?

 

 태초에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이후 인간 이전에 만든 만물을 다스릴 권리를 주셨습니다.

다스림… 그게 만만한 게 아니었던 듯, 작은 유혹은 벗지 못할 인간의 굴레를 원죄로 씌웠습니다.

아마 그 이후에 극복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문명으로 나타나고 과학으로 발전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법보다는 최초의 지시 받은 큰 권한을 어떡하든 되 찾아 다스리고 싶었던 모양이지요.

 

 4대강을 정비한다는 대통령의 사업을 오랜 가뭄을 빗대어 비꼬는 어느 신문의 만평기사가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도저에 앉아서 정비할 강을 찾아 나서는데, 강이 말라붙어서 “강이 어디 있지?” 하면서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그려 놓은…

뭐 그건 그렇다고 하고, 여기도 지금 건기라서 하늘에 먼지가 많은 계절입니다.

그럼에도 우기가 오기 전에 일을 마무리하자는 생각에 그 현상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안 고르지요?

회오리 바람이 생긴 이유를 아시나요? 다양한 인간의 요구를 하나님도 못 맞춰주신다는 겁니다.

한 사람은 동풍을 구하고, 한 사람은 서풍을 구하고, 한 사람은 북풍을 구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남풍을 구했다지요.

그 소원을 다 들어주다 보니 바람이 충돌할 수 밖에요. 그게 회오리 바람이 되었다나?

 

 막걸리 한잔 하면서 안부 전한 환석의 전화 반갑게 받았습니다.

사장님 일행 오신다고 해서 한 3주간 완전 긴장하고 현장 정리를 포함해서 준비를 한다고 긴장을 했더니

피로가 확 쌓이네요. 쉬 풀리지도 않고…

특히 관리 직원들 고생이 심했던 터라, 제수용품으로 온 대추랑 밤이랑 아껴 두었던 것 하고, 휴가자가 가져 온 인삼 두어 뿌리 넣어서 삼계탕 끓이라고 주문해 놓았습니다. 직원들 몸 보신 좀 해 줄 양입니다.

회의 막 끝났으니까 지금쯤 준비가 다 되어 있을 겁니다.

주방장 서랍에 꼭꼭 숨겨 두었던 소주도 한 두어 병 깔 모양이오.

 

 이렇게 저렇게 현장 적응하다 보니까 그럭저럭 재미도 붙일 줄 알게 되었네요.

꼽아보니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2008 1 15일 비행기를 탔으니까 말이지요.

 

 한참 문안 진행하다가 회의 두 시간 하고 나서 다시 연결 하다 보니까 어째 글 줄의 연결이 희안합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문안들 받으세요.

 

이제 삼계탕 먹으로 나가야겠습니다.

건강들 하시구요. 또 연락 드리겠습니다.

 

2009. 1. 30. 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