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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젊은 사람들이 채팅을 즐기는 모양일세

날우 2014. 3. 28. 13:43

이래서 젊은 사람들이 채팅을 하는 모양이네.

글이 가고 답이 오고 하니까. 그거 주고 받는 맛이 있음이야.

 

 훌훌 벗고 한 발 먼저 세상을 보고, 통한 사람이니 다소 격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한 마디쯤 헤픈 소리 못할 것도 없잖겠나?

 

 아무래도 난 미련 많은 세속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모양으로,

그저 어울려 사는 가운데, 스스로도 ‘이게 뭘꼬?’ 하면서도 자위를 하니 말이지.

최근 곽재구 라는 사람이 쓴 포구 기행이란 책을 읽고 있네요.

어찌 생각이 자유로운지 세상을 날아다니는 사람 같아.

시인 출신인데,

시를 쓰기 위해서 8년간 다니던 직장을 걷어치우고,

그간 벌어 놓은 돈을 한국의 포구를 찾아 돌아다니느라 다 써 버렸다는 구만,

그 사람 말인즉 전봇대에 기대서 하룻밤을 새워보지 않고는 아름다움의 운치를 다 말할 수가 없다고…

 

 세상에나,

약간만 눈을 틀어서 세상을 보아도, 이런 사람들이 있음일세…

 

 그런 삶을 일견 동경하면서도, 선뜻 그 길을 나서지 못하는 것은,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생활자’ 그땐 좀 서글퍼지기도 하이…

 

 한국서 보게 되는 날,

비가 왔으면 좋겠네.

“우라질 비…” 하면서 선술집을 찾아 들어, 대충 맞아버린 물기 털고 앉아 호기롭게 주인장을 부르고,

두툼한 지짐에 동동주 한 사발로 쭈욱 들이키고는, 맨 손으로 입언저리를 쓱 문지르면서, 목을 타고 내려가는 시큼한

동동주를 몸으로 느껴보는 거네. 저릿하게…

,

까짓 그간의 안부야 물어 무엇 하겠나.

한 댓 잔 하다 보면 이미 더불어 살고 있는 인생인걸…

얼큰해서 불콰해진 얼굴로 다시 비 오는 거리로 나가는 거야.

네온이 곳곳에서 손짓하겠지.

… 노래방, … 노래궁, … 노래연습장…

그 중 가장 섹시한 상호를 가진 집을 가는 거지.

 

 창 밖엔 여전히 비가 내리면 좋겠고…, 2008. 11. 11. 나루

 

모든 일에 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네,

그런데 그걸 외면하면서, 자기 잣대로 보고 짖어대니,

어느 한군데도 문제가 없는 게 없지..

 

비오면 " 긴 머리 소녀" 한번 해야지,

 

그런데 올해는 제대로 된 비가 한번도 안 왔어,

남쪽에는 너무 가물어서, 저수지, 댐 마다 물이 고갈되어 식수도 문제고,

겨울에 산불이 나도 끌 물이 없다나? 내년 농사도 문제가 심각하겠고..

 

내가 뭐 황제, 대통령이냐 ? 쓸데없는 망상은 왜 할꼬 ㅉㅉ

 

그저 바람불면 부는 대로, 물결치면 치는 대로 가면 될 것을..

 

나루형님이 알다시피 난 그 당시 생활비를 모르고 산사람 인데,

어쩌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보니,

왜 내가 이전에 범사에 감사할 줄 몰랐는가 ?

 

그러면 미션스쿨을 나온 내가,

성경 말씀에 나오는 그 구절을 몰라서 그런가 ?

이 대목에서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 !

 

사람들은 얕은 자기 앎대로 살아가고 있고,

그 앎은 결국 모르는 것이요..

그 허울, 겉치레, 욕심, 망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무소유가 될 때, 비로소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이지 !

 그러면 왜 전봇대에 기대서 하루 밤을 샐 때

아름다운 운치를 느낄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음이야.

 

이렇게 늘 편지도 쓰니 " 편지 " 도 부르자 !

 창이 없어도 여전히 비가 오면 좋겠네.... 2008. 11. 11. 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