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현장일기(120725)
사비야 CCGT 현장에서 제가 드리는 마지막 보고가 되겠습니다.
2009년 11월 30일 한국을 출발해서 쿠웨이트 사비야 CCGT현장으로 부임하여 소정의 임기를 마치고 금주 29일 복귀합니다.
어제 류상필 차장에게 잔여 업무에 대한 개략적인 인수를 한 만큼 다음 주부터는 류상필 차장이 주간 업무보고를 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현장 사무실 이동 등 현장 지원의 입장에서 정리할 일들이 아직 많은 시점에 업무를 넘기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으나, 그간 해 왔던 현장 지원의 맥을 잘 이어서 더욱 효율적인 현장 지원업무를 수행 할 것으로 믿습니다.
일일 공정회의 시간에 소장님께서 회의실에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 코를 벌름거려봤는데도 달리 냄새가 나질 않았는데, 그게 계절적인 영향으로 습도가 높은 계절이 되면 외기(外氣)로 부터 에어컨을 통해 들어 오는 냄새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매년 겪었을 냄샌데 아마 제 코가 엄청 무딘 모양입니다. 별다른 해소 책이 없다고 하니 당분간 참으면서 지내야 할 모양입니다. 사실 고약한 것은 한 달에 한번 SPS(기존 발전소)의 Intake dredging으로 퍼 올린 토사를 현장 캠프 주변으로 쌓아 뿌리는데, 생선 썩은 냄새가 고약하게 진동을 합니다. 마치 어묵 공장 주변을 지날 때 나는 그런 냄새지요.
아마 한국서 그 냄새를 혹 맡게 되면 이 현장 생각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부임해서 바라봤던 쿠웨이트의 보름달은 한국의 그것보다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었습니다.
혹시 해서 어제 밤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아직 초생 달 이었습니다. 한국의 24절기가 음력인 것은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더 과학적인 셈법에 기초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여전히 공정 현안들은 Punch Clear와 MC 잔량들 입니다.
오늘 아침엔 QA/QC 김정균 부장이 마치 최후 통첩이라도 하듯 처리 계획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7월말을 기점으로 전체 잔량에 대한 처리 계획을 세우되 작업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정리가 되지 않는 항목은 사유를 별도 명기해서 정리 제출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만, 공구마다 전부 일에 매달려서 일일 목표과업을 수행하다 보니까 하루 이틀 늦어지게 되었던 일이기는 합니다. 이 일을 육상 경기에 비유하는 것이 꼭 맞는 예는 아니겠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100m 구간 중 나머지 40m 정도 구간에서 급 피치를 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당연 호흡도 최고조로 가빠지게 될 것이고요.
위의 일들이 계속 회의 주제로 오르고 매일 그 일을 위해 애쓰는 모습들이 곧 결승점을 통과할 준비를 하는 육상 선수의 마지막 숨고름이 아닐까 합니다.
임전무님께서 오늘 저녁 쿠웨이트에 도착하십니다. 27일까지 일정을 소화하시고 IGD DAS현장으로 이동하십니다.
그간 본사 관계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원 감사합니다.
본사에서 뵙겠습니다. 좋은 계획으로 알찬 휴가 보내시기 바랍니다.
(12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