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말 뒤에는 숨은 뜻이 있다고 합니다.
아주 오래 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되셨는지 모르겠는데, 약간 코믹 배우 풍으로 퉁퉁하게 생긴 ‘박순철(철순?)” 이란 배우가 있었는데요.
배역이 그래서 그런지 털털하다 못해 좀 지저분하다 싶게 연기를 했던 분이지요.
이를 테면 밥을 먹다가 밥알을 튀어내면서 흥분하는 장면 이랄지 그런 것 말입니다.
한때 이 양반이 “바쁘다 바빠”를 유행시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진짜 바쁘지 않음에도 버릇처럼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살았지요.
사실 진짜로 바쁘면 ‘바쁘다’고 말할 짬도 없을 겁니다. 차분하게 얼굴 보고 얘기라도 나눠야 바쁜 줄 알지요.
서로를 잘 안다는 것.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서 서로 ‘말’을 잊고 사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어요.
말이 그렇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은 오랜 시간 같이 마음을 나눌 수 있을 말을 통한 오랜 교감이 전제가 됩니다.
우리 현장 요즘 이해(利害)나 득실(得失)과는 관계가 없지만 공구간 말을 아끼고 사는 경우가 많은 것은 혹 아닌가 싶네요.
피차 얼굴 보고 이야기하려니 입장이 걸리고 해서 그런지 메일로 교신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것도 주변에 관계되는 분들께 참조 수신을 하다 보니. 은연중에 공론을 구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러니 그 가운데 누군가는 의도하지 않게 공적(公敵)이 되어 버릴 수도 있고…
“좋은 글” 이라는 데 소개된 그야말로 좋은 글이 있더라고요.
제목은 ‘상대의 마음을 여는 열쇠’라고 되어 있습니다.
인용해서 올립니다. 바쁘신 중이지만 잠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한번 보십사고요.
<인용>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아요…” 라는 말 뒤에는
“친해지고 싶어요.” 라는 말이 들어 있어요.
“나중에 연락할께.” 라는 말 뒤에는
“연락 기다리지 마세요.”라는 말이 숨어있죠.
“나 갈께.” 라는 말의 뒤에는
“제발 잡아줘.” 라는 말이 숨어있어요.
“사람은 참 좋아.” 라는 말 뒤에는
“다른 건 다 별로지만…” 이란 말이 포함되어 있고요.
“어제 필름이 끊겼나 봐.” 라는 그 말 뒤에는
“창피하니까 그 얘긴 꺼내지마.” 라는 말이 들어 있어요.
“왜 그게 궁금하세요…?” 그 뒤에 말 줄임표에는
“대답하고 싶지 않아요.” 라는 말을 삼키고 있을 거예요.
사람의 말 뒤에는 또 다른 말이 숨어 있을 때가 있죠.
누군가에게 마음을 다치거나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스스로 구차해지고 싶지 않다면,
말 뒤에 있는 진심을 알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
<인용 끝>
말이란 것이 독백이 아닌 다음에야 상대가 있기 마련인데, 이걸 보니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네요.
그렇다고 입 다물고 살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201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