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현장일기

사람의 말 뒤에는 숨은 뜻이 있다고 합니다.

날우 2011. 5. 25. 01:15

아주 오래 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미 고인이 되셨는지 모르겠는데, 약간 코믹 배우 풍으로 퉁퉁하게 생긴 ‘박순철(철순?)” 이란 배우가 있었는데요.

배역이 그래서 그런지 털털하다 못해 좀 지저분하다 싶게 연기를 했던 분이지요.

이를 테면 밥을 먹다가 밥알을 튀어내면서 흥분하는 장면 이랄지 그런 것 말입니다.

한때 이 양반이 “바쁘다 바빠”를 유행시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진짜 바쁘지 않음에도 버릇처럼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살았지요.

사실 진짜로 바쁘면 ‘바쁘다’고 말할 짬도 없을 겁니다. 차분하게 얼굴 보고 얘기라도 나눠야 바쁜 줄 알지요.

 

서로를 잘 안다는 것.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서 서로 ‘말’을 잊고 사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어요.

말이 그렇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은 오랜 시간 같이 마음을 나눌 수 있을 말을 통한 오랜 교감이 전제가 됩니다.

우리 현장 요즘 이해(利害)나 득실(得失)과는 관계가 없지만 공구간 말을 아끼고 사는 경우가 많은 것은 혹 아닌가 싶네요.

피차 얼굴 보고 이야기하려니 입장이 걸리고 해서 그런지 메일로 교신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것도 주변에 관계되는 분들께 참조 수신을 하다 보니. 은연중에 공론을 구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러니 그 가운데 누군가는 의도하지 않게 공적(公敵)이 되어 버릴 수도 있고…

 

“좋은 글” 이라는 데 소개된 그야말로 좋은 글이 있더라고요.

제목은 ‘상대의 마음을 여는 열쇠’라고 되어 있습니다.

인용해서 올립니다. 바쁘신 중이지만 잠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한번 보십사고요.

 

<인용>

어디서 많이 같아요…” 라는 뒤에는

친해지고 싶어요.” 라는 말이 들어 있어요.

 

나중에 연락할께.” 라는 뒤에는

연락 기다리지 마세요.”라는 말이 숨어있죠.

 

갈께.” 라는 말의 뒤에는

제발 잡아줘.” 라는 말이 숨어있어요.

 

사람은 좋아.” 라는 뒤에는

다른 별로지만…” 이란 말이 포함되어 있고요.

 

어제 필름이 끊겼나 .” 라는 뒤에는

창피하니까 얘긴 꺼내지마.” 라는 말이 들어 있어요.

 

그게 궁금하세요…?” 뒤에 줄임표에는

대답하고 싶지 않아요.” 라는 말을 삼키고 있을 거예요.

 

사람의 뒤에는 다른 말이 숨어 있을 때가 있죠.

누군가에게 마음을 다치거나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스스로 구차해지고 싶지 않다면,

 

뒤에 있는 진심을 알아낼 알아야 합니다.

<인용 끝>

 

말이란 것이 독백이 아닌 다음에야 상대가 있기 마련인데, 이걸 보니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네요.

그렇다고 입 다물고 살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2011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