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들 만만찮이 사납데요.
직접 공격을 당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현장 주변에 어느 날 부턴가 - 해 봤자 일주일 남짓한 기간이니까 원래부터 있었겠지요.
이 현장이 현대와 인연이 깊어서 바로 옆동네가 10년전에 현대건설이 지은 발전소가 있습니다.
발주처도 같은 정부기관입니다.
당초 그 안에 무리 지어서 개가 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이 놈들이 슬슬 몰려오기 시작한 겁니다.
사람을 크게 겁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구요.
일정 거리를 두고는 턱하니 쭈그리고 앉아서 거꾸로 사람의 행동거지를 관찰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거리래야 불과 2~3미터 정도?
개가 늑대같이 생기진 않았어요.
목에 하얀 테를 두른 누런 개가 대장 같은데, 늘씬하고 키도 커요.
꼭 콜리 종 잡종 같은 그런 생김샙니다.
이 놈들 차만 지나가면 맹렬하게 따라 붙으면서 단체로 짖고 덤비는데, 그거 장난이 아닙니다.
경험있는 사람들이 그러네요.
절대 근접하지 말라고, 집단성이 강해서 약간의 틈이 보이면 바로 집단 공격을 한대요.
집개 같이 보여도 철저하게 야성이기 때문에,
음식을 줘도 쉽게 정을 주지는 않아서 잡아다가 기를 상대는 아니고, 강아지를 데려다가 길러야 집개가 된다는 말.
그러다보니까 저녁 먹고 조깅이나 산책하기 그저 그만인 동넨데도, 작대기 하나 들고 불빛이 보이는 곳에서만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
객지에서 개에 물려 다치거나 죽으면 그야 말로 개 같은 경우 아니겠어요?
환석이랑 통화 하다가, 그저 뭐랍니까? 담론을 나누었다고 합니까? 그랬네요.
있을 때 잘 하라고...
중요한 인간관계의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분위기가 어수선 하다지요?
어수선 함이란 곧 질서 전의 혼동이기 때문에 새질서의 아름다움이 초록지구를 궤도 안에 넣어 빛을 낼겁니다. 결과 없는 고통은 없거든요.
점점 느껴가는 사실 하나는, 본인에 대한 주변의 인식이나 평가를 내 기준으로 비교하고 기대하는 것에서 불만족도 오고 섭섭함도 오는 겁니다.
내 절대 질량은 고유질량인데, 그걸 작다 크다 평가 받을 이유는 없어요.
우주의 작은 행성 그 하나도 다 우주의 질서 가운데 궤도를 차고 운행하는거지요.
아마 생떽쥐베리라는 사람은 젊은 시절 그런 마음 속의 작은 행성을 발견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곤 그 안에 작은 왕자로 별 위에 앉아서 우주를 바라 보았지요.
아주 맑은 눈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정의도 내리고, 순순에 대한 정의도 내리고, 게으름과 부지런 함에 대한 정의도 내리고, 쓸데 없는데 정력을 소모하는 삶의 모습을 꼬집기도 하고요.
최종적으로 절대의 나를 찾기 위해서는 버릴 것이 있다는 것도 마지막에 밝히고 있잖아요?
그래서 기꺼이 사막의 뱀에게 물어 달라고 요청을 하게 되는 겁니다.
자기 행성을 다시 찾은 어린 왕자는 잠시 방문한 지구 속에 머물렀던 형상의 껍질을 그렇게 벗어버렸던 거지요.
그 후 생떽쥐베리의 실종이 참 그의 소설 어린왕자 같지 않습니까?
들개에서 담론으로 갔다가 어린왕자까지 한번 와 봤네요.